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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는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계절별로 다양한 제철 음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는 힐링 영화이다.
바쁜 일상 속에 지친 사람들
배우 김태리가 맡은 주인공역인 혜원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지만, 시험에 불합격하고 고향 시골집으로 내려온다. 같이 임용고시를 준비하다가 합격한 남자친구의 연락도 받지 않고 도망치듯이 왔다. 원래 계획은 며칠만 좀 쉬고 가려고 내려왔다. 도시에서의 삶은 항상 바쁘다. 높은 건물들과 쉴 새 없는 자동차 경적소리, 빨리 먹기 위해 선택하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들에 익숙해져 있다. 항상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던 혜원은 도망치듯 온 고향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배우 류준열이 맞은 고향친구역의 재하는 서울에 취직했었지만 상사의 폭언 등으로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꼈었다. 회사에서 누군가가 결정해 주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결정하는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와서 일하고 있다.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고 자신만의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고 있다. 반면 가장 친한 친구 은숙은 고향에서 은행원을 하면서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어서 항상 도시생활을 동경하며 살아간다. 세 친구들은 고향에서 계절별로 나는 다양한 식재료로 한 끼 한 끼 건강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으며 평범하게 지내게 된다.
계절별로 다양한 자연 음식
혜원은 원래 고향에 며칠만 있다가 가려 했지만 1년을 지내게 되고 영화 속에는 사계절이 나온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힐링포인트는 계절별로 나는 건강한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다양한 자연 음식이다. 혜원이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요리를 했던 장면을 회상하는 것을 보고, 요리가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행동뿐만이 아니라 가족들과 소중한 것을 함께 하는 시간인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요리들은 대역을 쓰지 않고 배우 김태리가 모두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직접 캔 배추로 배추 전을 만들고 수제비를 만든다. 참나물로 파스타를 만들고 사과꽃으로 완성한다. 사과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음식에 넣은 것을 보니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연의 재료들이 많았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나무에서 직접 딴 밤으로 졸여서 만드는 밤조림도 먹음직스럽다. 엄마와 그냥 앉아서 빨간 토마토를 우적우적 먹는 소리와 초록잎들의 배경화면은 별것이 아닌 것 같은데도 보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들이 건강하지 않은 음식인 것을 알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주 먹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계절별로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를 하는 것이 나에게 쓰는 소중하고 건강한 시간임을 알게 된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힐링 영화
영화의 촬영장소는 경북 군위의 한 시골 마을이다. 뭔가가 특별한 것이 아닌 지극히도 평범한 작은 마을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런 작고 평범한 시골마을에서 생활하는 지극히도 평범한 영화이다. 자극적인 화면과 자극적인 스토리들의 영화를 보다가 이 영화를 보면 다소 밋밋하다고 느낄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흥행한 이유는 누구나 자극적이고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쁘게 정신없이 지친 일상을 살다 보면 문득 지극히도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진다. 현실에서는 바빠도 영화의 주인공처럼 쉬어갈 수는 없는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대신 머리와 마음이 쉬어갈 수 있다. 실제로 개봉하고 나서도 평론가들 사이에서 관객수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을 뒤집고 손익분기점을 넘어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렇게 영화를 보면서 그나마 쉬어갈 수 있고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음이 증명되었으니 이런 장르의 영화들이 더 제작되면 좋겠다. 영화관에서 개봉한 지는 시간이 꽤 지났지만 마음이 쉬고 싶을 때 한 번씩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매력적인 힐링 영화이다. 영화의 후속 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꼭 제작되었으면 하고 바라본다.